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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여행

louis... 2019. 4. 24. 23:28

 

 

 

 

 

 

제  목  :  매일이, 여행

저  자   :  요시토모 바나나

번  역   :  김난주

출판사  :  민음사

년  도   :  2017 . 9.  22

가  격   : 13,000원

 

                                             

책소개 ㅣ 

   "전 세계를 사로잡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일상 여행 에세이, 『매일이, 여행』 , “그 시절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음을,  왜 사람은 이런 상황이 되지 않고는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날마다 다른 빛깔의 노을을 바라보고, 사소한 일로 떠오른 오래된 친구를 추억하고,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차려 식탁에 둘러앉고, 첫 아이를 만나고, 생각이 깊어지게 하는 영화를 보고, 나이 든 반려동물과 헤어지고, 가끔 낯선 여행지를 산책하는 일…… 평범한 듯 보이는 소박한 일상을 우리는 매일 마주한다. 그런데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러한 평범한 순간들을 여행의 첫날처럼 두근거리는, 특별한 마법처럼 바라본다.

 

지은이 요시토모 바나나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문학평론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수많은 책더미 속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진보적 사상가이자 유명한 문학평론가인 요시모토 다카아키이다.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여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 그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 팬을 가지고 있다.  1987년 일본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하면서 졸업작품으로 쓴 「달빛 그림자」로 예술학부 부장상을 탔고, 1988년 데뷔작으로 발표한 『키친』으로 카이엔(海燕) 신인 문학상」, 「이즈미 쿄카상」을 받았다. 1989년 『츠구미』로 제 2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을 받는 등 발표작마다 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젊은 여자들의 일상 언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문체에 순정 만화에 나오는 친밀감 있는 표현으로 젊은 여성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요시모토 바나나 현상' 이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키친』, 『도마뱀』, 『멜랑코리아』, 『슬픈 예감』, 『하치의 마지막 연인』, 『N.P : 북극점』, 『허니문』,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럭』 등이 있다.

 

 

독서 노트 

"일상의 풍경에 녹아있으면서도 명백하게 다른 기척을 뿜어내고 있었다.

떨어진 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을때 오히려 그 존재감이 밀려왔다.

그 햇살은 이쪽이 어떤 상태에 있든 아랑곳않고 마음으로 스며들고 어떻게든 사람을 움직이는 어마어마한  힘이 있는 듯하다."

"사람이란 목소리와 얼굴과 말투와 모습에서 그 사람의 인생이 전부 드러난다."

자연 속에서 난 것이 사람의 손길에 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형상으로 조각된 후 그것을 소유한 사람을 재난으로부터 지켜준다는 이야기는 의심스럽기보다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사람은 태곳적부터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이야기에 담으면서 자연과 사이좋게 지내 왔으니까."

나는또 돌과 대화할 수있는 친구가 부러운 한편으로 사람들은 그 따스한 마음을 접하면서 위로를 얻는 것이리라

 

날마다 우리 내면의 무의식적으로 날아드는 무수한 이미지-오가는 사람들의 얼굴벽의 색, 건물의 형태, 도로 등-를 그려본다. 그리고 프랑스 거리의 하늘과 일본의 하늘을 비교해본다. 대체 뭐가 다른 걸까? 명백하고 확실한 차이가 있는데 그건 바로 전선이다. 일본에서는 인간과 하늘 사이에 마치 술 취한 거미가 짠 것처럼 얽히고 설킨 거미집 같은 전선망이 사방으로뻗어있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자랑스런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할 때의 표정이라서 나는 그 풍경을 상상해 보았다. 눈앞에 펼쳐지는 썰렁하고 메마른 풍경에 갑자기 색이 되살아나는 순간과 그녀의 집 창가에 조르륵 놓인 예쁜 색깔 유리 그릇에 옹기종기 심근 구근에서 꽃이 피어나는 풍경을..."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잊었던 색감을 호화롭고 폭발적으로 사람들 앞에 되살려 놓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겨울 동안 잊었던 색채의 아름다움을 다시 돌아온 계절의 섭리를 자연의 은총을 새삼스럽게 되새길 것이다.

 

태양의 빛 그리고 물의 은총으로 인간의 삶은 계속된다공기에는 언제든 숲의 내음이 찰랑찰랑 넘친다. 인간이라는 보잘 것없는 존재는 그 숲에 안겨 땅에 발을 딛고 겸손하게 그 은총을 받아간다

 

데릭 저먼은 에이즈로 죽기 직전까지 멋진 정원을 가꿨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정원사로 기억되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원을 찾는다고 한다.

 

나는 40년을 살면서 그녀처럼 손재주가 좋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수북하게 쌓인 접시를 손으로 슬슬 쓰다듬는 것처럼 스슥스슥하고 씻는다. 바느질은 눈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앞치마를하고 끈을 묶는 손놀림마저 정말 아름다워서 몇번이나 황홀하게 바라보곤 한다.

 

인생이란 사실 그런 것으로 구성되어있다. 진학과 연애, 결혼, 죽음, 그런 큰일들로만 이루어져있는게 아니다. 매일 매일 조그만 일이 다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다 셀수 없을 만큼 생기고 그 안에서 조금만 행복을 알알이 느기면서 숨쉬면서 영혼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행복이 조금씩 까여 나가고 줄어드는 현실이 슬프다.

가장 관계없어 보이고 알기 어렵고 효율적이지 못하고 아무래도 상관없게 여겨지기 때문에 점차 사라져버리는 것들이 어쩌면 영혼에는 가장 좋은 영양소인지 모른다.

인간은 모든 불확정한 요소를두려워한다. 나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그래서 무슨 일이든 확정하고 대응하면 무사할 듯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