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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titled Film Still #58>,신디 셔먼 ( Cindy Sherman , 1954 ~ )

louis... 2018. 6. 25. 21:54

바람에 휘날리는 스카프를 두른 한 여인의 연출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사진은 1950년대의 통속적 흑백 영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다. 그녀의 몸은 앞으로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반면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외부 존재자를 향해있다. 몸의 의지와는 반대로 그를 향해 얼굴을 돌린 여인의 시선에 어려 있는 것은 남성과 여성, 주체와 객체, 자아와 타자, 과거와 현재가 서로 맞물린 어느 지점이다.

 

신디 셔먼은 자신이 자라왔던 시대의 영화와 TV, 잡지 속 이미지를 빌려 현실을 재현한다. 자신이 직접 분장하고 연기하고 연출하는 작업 과정과 결론 속에는 현실이 요구하는 여성의 신화적 이미지가 투영되어있다.

그녀 작업에 나타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초월적 시각은 여성의 자아를 통제하고 그 내면으로 파고듦으로서 여성의 정체성과 주체를 파괴한다. 그리고 그 곳에 자신의 욕망을 대리하는 타자의 욕망들을 심어놓는다.

 

그녀의 사진 속 여인들은 사회에서 요구되어지는 이미지에 맞추어 구성되는 허구적인 여성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재현한다. 작품 <Untitled Film Still #58 >역시도 끊임없이 자신을 관찰하고 주시하는 시선에 길들여져 있는 정형화된 여성을 고발한다

그렇게 신디 셔먼은 보여지는 자와 보여주는 자를 극명하게 내세우며 특정한 시선과 몸짓을 통해 이데올로기적인 여성의 사회 심리적 위치를 체계적이고 확실한 시각적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 Untitled Film Still  #58>, 1980. 

                                              silver gelatin print, 16 x 24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