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란 무엇인가? ㅣ 미셀 푸코
미셀푸코 (1926~1984) : 파리의 고등 사범대학교에서 철학,심리학,정신 의학등을 공부. 1966년 <언어와 사물>을 발표하여 구조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인정받음. 또한 그는 <감시와 처벌>(1975),<성의 역사 >시리즈등을 저술, 그의 글은 인문학,사회과학의 많은 영역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푸코는 다양한 사회적 기구에 대한 비판, 특히 정신의학, 의학, 감옥의 체계에 대한 비판과 성의 역사에 대한 사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또한 권력과 지싱의 관계에 대한 이론들과 서양지식의 역사에 관한 '담론'을 다루는 그의 사상은 많은 토론을 일으켰다.
미셀 푸코는 베케트의 "누가 말하는가는 상관없다. 누군가가 말을 했다. 누가 말하는가는 상관없다"를 인용하며 본문의 방향성을 예고한다.
저자는 본 저서의 주제인 담론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현대 글쓰기의 중요한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첫번째, 오늘날 글쓰기는 표현의 필요성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과 두번째로 글쓰기와 죽음과의 역사적 관계가 그것이다.
글쓰는 행위는 고양된 정서나 한 언어속으로의 개입이 아니라 글쓰는 주체가 끊임없이 사라지는 공간의 열림이라는 것과 더불어 글쓰기와 죽음의 관계는 글쓰는 주체의 개인적 특성의 소멸에서 드러난다고 말한다.
오늘날 글쓰는이 - 저자의 특권을 대신하며 저자를 방해하고 회피하는 많은 개념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우선적인것이 작품이라는 개념이다.
비평의 특징은 작품과 저자와의 관계를 이끌어내는 것도 아니고 저자의 사상이나 경험을 텍스트를 통해 재구성하자는 것도 아니다. 비평은 구조속에서 타고난 형식들과 내적 관계속에서 작품을 분석해야 한다 . 따라서 작가로부터 혹은 저자로부터 시작해서 작품자체를 연구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충분치않다. 두번째는 글쓰기의 개념으로서 현재의 글쓰기 개념은 글쓰는 행위나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의 현상이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현대의 글쓰기 개념은 모든 텍스트의 전반적인 조건, 즉 텍스트가 확산되는 공간과 그것이 전개되는 시간의 조건을 고수하려고 한다.
고유명사로서 저자를 말할때 어떤 이름은 단순한 지시적 기능외에 다른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를 말할 때, 우리는 어떤 기술과 동등한 역할을 하는, 혹은 일련의 규정된 기술들과 동등한 역할을 하는 하나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그 낱말은 <분석학>,<존재론>의 창시자 등의 기술과 동등한 역할을 일컽게 된다.
저자의 이름은 단순히 담론의 다른 부분이나 명사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주어,보어,어떤 성분과 같은 담론의 한 요소가 아니다. 저자의 이름은 분류적 기능과 텍스트들 상호간의 관계를 수립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본문의 주제인 담론의 존재 양태를 특징짓도록 한다.
한 담론의 저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이것은 누구에 의해 쓰여졌다"거나 "누구누구가 그것의 저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담론이 일상의 무관심한 말, 지나쳐 흘러지나가는 말, 즉시 소모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며, 어떤 양식에 의거해서 받아들여져야 할 말, 주어진 문화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할 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텍스트의 한계내에 있는 저자의 이름은 텍스트를 드러내고 그 존재 양태를 표시하거나 혹은 적어도 존재 양태를 특징짓는다. 저자의 이름은 담론의 총체적 사건을 표시하고 사회와 문화 내부에서 이 담론이 차지하는 지위에 관련되며 그것은 어떤 담론의 그룹과 그들의 독특한 존재 양태를 만들어내는 틈속에 위치하고 있다.
저자 기능은 한 사회 내부에서 어떤 담론이 갖는 존재양식, 순환, 기능 작용을 특징으로 한다.
본격적으로 문화에서 사용되는 담론의 특징과 대립하는 다른 담론이 무엇이 있는가를 살펴보자면, 즉 단순히 저자를 가진 책이나 텍스트로 한정지어 보자면 첫번째는 전유의 대상들로서 법률적으로 체계화된 특정 형식의 소유가 있다. "담론"은 서구문화에서 하나의 행위, 신성함과 속세,합법과 불법,종교와 신성모독이라는 양극사이에 위치했던 행위였던 위험한 몸짓이었다. 둘째로 저자 기능은 모든 담론에 대해 보편적이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과학적 담론들은 체계적 총체에 대한 문제이지 그것을 만들어낸 개인과의 관계가 아니었다. 세번째 특징은 어떤 담론이 한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처럼 저절로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자라고 하는 이성적 실체를 확립하고자 하는 목표의 복잡한 작용의 결과이다.
이제는 담론적 실천의 창설자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프로이트는 단순히 <꿈의 해석> 혹은 <위트와 무의식의 관계>의 저자가 아니며 마르크스는 단순히 <공산주의 선언>이나 <자본>의 저자가 아니다. 그들은 단순히 그들의 작품, 그들이 쓴 책들의 저자가 아니라 그들은 그 이상의 것, 즉 다른 텍스트들의 형성 가능성과 규칙을 만들어 냈으며 결과적으로 무한한 담론 가능성을 세워놓았던 것이다. 마르크스나 프로이트를 '담론적 실천의 창설자'라고 부른 것은 그들이 단순히 몇몇 유추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차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과는 다른 어떤것을 위한 공간, 그러면서도 그들이 세운 기초에 속하는 공간을 열어놓았다. 프로이트가 창설했다고 말하는것은 아브라함이나 멜라니 클라인의 글에서 리비도의 개념 또는 꿈을 분석하는 기술을 다시 발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말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의 담론 자체에 속하는 그 자신의 텍스트들, 개념들, 가설들과 비교해서 몇몇 차이점들을 가능하게 했음을 의미한다. 프로이트에 의해 창설된 정신분석 같은 담론적 실천을 확장 시키는 것은 처음에 인정되지 않았던 형식의 일반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몇몇 응용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행위다.
결과적으로 본문을 통해 저자가 담론이라는 작업의 중요성을 부여하려는 이유는 담론들의 유형학으로의 입문을 제시해주기 위함이었다.
대상의 법칙으로 환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법의 규칙과 논리의 법칙으로 환원할 수 없는 글자 그대로 담론적인 특징들이나 관계의 존재와 그 연구를 통한 담론의 역사적 분석 연구를 통하여 담론의 순환, 가치부여, 귀속, 차용의 방식들의 문화에 따른 변화와 문화내부의 수정을 연구함으로써 역사적 문화적 주체의 특권과 근본적 역할들에 대해 재검토할수 있는 또다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주체라는 것은 담론의 질서속에서 어떻게, 어떠한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가? 그것은 각각의 담론의 형태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며, 어떠한 규칙들을 따름으로써 어떠한 기능들을 수행하는가? 요컨대 주체, 혹은 그의 대체물로부터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제거하고 담론의 가변적, 복합적인 하나의 기능으로서 주체를 분석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듣기를 희망한다.
"이 담론의 존재 방식들은 무엇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순환할 수 있고 누가 그것을 자기 것으로 삼을 수 있는가?"
"주체의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Willam Allen , 1959, USA. Undersea Features, 2006
oil enamel paintings on wood, 40.6 × 40.6 cm
윌리암 알렌은 화가,판화가,시인으로서 지난 시절의 시각적 언어와 문자 언어의 해석을 통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더불어 그는 단어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되돌리는 관점에서 창조된 표현 양식을 보여주는 컬러풀한 페인팅과 단어의 의미를 폭넓게 보여주고 있다.그의 작업에 선택된 단어는 작가의 영원한 관점을 매혹적으로 보여준다.
관객들은 그의 작업을 통해 그리고 제시되어진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의 나열을 통해 또 하나의 세계를 보게 되며 언어와 사유의 관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하게되며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그 과정 안에서 사유는 없어지고 단어의 반복만이 남게 되고 결과적으로 작품도 작가도 아닌 관객 주체의 환원이 이루어진다.
'art Writing > 함께 읽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도시와 정신적 삶 ㅣ George Simmel (0) | 2014.12.25 |
---|---|
현대문화에서의 돈 ㅣ George Simmel (0) | 2014.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