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포보다 비명을 그리고 싶었다’고 이야기한 베이컨의 작품 'Study after Velasquez's Portrait
of Pope Innocent X'는 유럽 회화의 전통과 현대 미학을 결합한 현대적 리얼리즘 미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베이컨은 황금빛 의자위에 앉은 교황 이노센트 구상위에 물감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는 헝겊과 붓 등으로
비틀어 일그러트리거나 수직으로 긁어내는 등의 충동적인 변형과 왜곡을 가한다. 그것은 죽음의 공포 앞에서
저절로 내질러지는 극단의 고통과 처절한 울부짖음이다. 쇳소리가 연상되는 촉각적 화면은 과거 벨라스케스가
이야기하고자했던 진실을 담아내고 있다.
결국 우연의 힘을 통해 나타난 작품 속 인물의 원초적인 외침과 형태는 구상과 추상, 삶과 죽음, 우연과
규제 두 극단의 대립을 형상화하는데 비탄과 고뇌로 전환된 형식은 관람객의 신경시스템에 깊게 각인되어진다.
일체의 서사성이 거부된 현상학적인 주제와 형상은 관람객의 상식을 무너뜨리고 고통과 충격의 층리들은
그대로 관람객의 실존적 사유를 형성한다.
오늘날 현대 미술에서 본질적인 것은 더 이상 질료-형상의 관계가 아니라 질료-힘의 관계로 전환되었다.
베이컨은 체현된 육체로부터, 지각된 세계로부터, 경험에 얽매어있는 상호간의 지향성으로부터 동시에
자유로워졌으며 나아가 보이지 않는 힘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형적인 상투성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는 현대 예술의 목표인 은폐된 힘을 드러내 보이는 창조성, 즉 파괴로 대체된 창조성을 발견했으며 현대
예술가의 역할에 새로운 정의가 되었다.
Diego Velasquez Francis Bacon
Portrait of Innocent X, 1650 Study after Velasquez's Portrait of Pope Innocent X, 1953
Oil on Canvas , 141x 119 cm. Oil on Canvas , 153x 118 cm
'art Writing > art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4'33" > - John Cage (1912 ~ 1992) (0) | 2017.10.16 |
---|---|
<Rrose Selavy> - Marcel Duchamp (1887 ~ 1968) (0) | 2017.10.02 |
<Self-Portrait)> - Francis Bacon (1909 ~ 1992) (0) | 2017.08.06 |
<Untitled> - Cy Twombly (1928 ~ 2011) (0) | 2017.07.27 |
< Number 1 (Lavender Mist)> - Jackson Pollock (1912 ~ 1956 ) (0) | 2017.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