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스텔라의 작품은 단순하다. 캔버스의 표면은 8.5cm 넓이의 줄무늬가 상하좌우 연속적
으로 이어진다. 선의 연장인 듯 같은 폭을 가진 캔버스는 벽면에서 돌출되어 도드라진 입체감을
형성한다.
한 줄 뒤에 또 한 줄 그리고 또 한 줄의 선들은 8.5cm 간격으로 무심하게 반복되는데 정직하게
그어진 하얀 선들 위로 전면을 지배한 검정색의 금속성 도료는 감상자의 시선과 불필요한 감정을
제거하며 명료한 감성을 전달한다.
그의 평면은 줄무늬 외에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음으로서 전통적으로 승계된 추상적 환영과
전지적 작가성을 캔버스에서 밀어내 제거해버렸다. 그 대신 그는 그 자리에 작품 뒤 숨겨져 있던
공간적 투명성을 찾아내었고 관람자는 이제 조각 작품 너머의 본질 주의적이고 근원적인 공간을
관찰한다.
지금 여기서 회화는 무감각적인 하나의 사물로 변모해버렸다. 예술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한다는
그의 철학은 전통적인 예술 작품의 내용과 주제를 모두 배제하였고 예술의 본질과 주체에 대한
새로운 형식을 증명하였다. 조각적이고 건축적 형태로 구축된 평면은 캔버스 두께만큼이나 사실
성을 전달한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의 삶을 은유하듯 초연하게 사물로 나아가는 특수한
회화는 그럼으로써 현실적 환경에 점점 더 접근해가며 마침내 실질적인 삶 속에서 해석되고 있다.
The Marriage of Reason and Squalor, Ⅱ, 1959,
enamel on Canvas , 230.5 cm x 337.2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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