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혐오과 매혹사이 -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이끌리는가?
저 자 : 이문정
출판사 : 동 녘
년 도 : 2018.09
가 격 : 23,000원
책소개 ㅣ
“이렇게 끔찍한 것도 미술이야?”
데미안 허스트는 왜 해골을 다이아몬드로 장식했을까?, 마크 퀸은 왜 자신의 피로 두상을 만들었을까?, 안드레 세라노는 왜 시체 사진을 찍었을까?, 앤디 워홀은 왜 구리 합금으로 코팅된 캔버스 위에 오줌을 부었을까?, 야나 스테르박은 왜 쇠고기로 옷을 만들었을까?
1996년, 영국의 한 괴짜 예술가가 절단된 소를 미술작품이라며 전시했다. 가로로 열두 개의 조각으로 분리된 소는 마치 도살된 뒤 가공되기 위해 정육점에 걸린 것처럼 보였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잔혹하게 도살된 것처럼 보이는 그 작품 앞에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떤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 괴짜 예술가는 한술 더 떠 2007년에는 주물을 떠 백금으로 만든 해골에 1106.18캐럿에 달하는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작품’을 만들었다. 도대체 왜 이 예술가는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하는 기이한 생각을 하게 됐을까?
소를 절단하고, 해골을 다이아몬드로 장식하는 것을 능가하는 이런 예술가들도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몸에서 채혈한 피를 얼려서 자신의 두상을 만든 예술가 말이다. 이 예술가는 태반과 탯줄을 얼려 갓난아기 얼굴 모양을 한 두상을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는 시체 안치소에서 실제 시체 사진을 찍거나, 자신의 똥을 깡통에 담아 전시한 예술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쇠고기로 옷을 만들어 직접 입은 예술가도 있다. 더럽고, 지저분하고, 혐오스럽기까지 한 소재들이지만, 이런 작품을 본 관객들은 충격과 혐오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 작품들에서 나에게 다가올 지도 모르는 ‘어떤’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고, 피로 만든 두상 앞에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나’의 얼굴을 직면하는 예술적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렇게 불편하고, 어쩌면 혐오스럽게 느껴지지만 묘하게 우리의 마음을 끄는 현대 미술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앞서 ‘괴짜 예술가’라고 언급한 데미안 허스트, 자신의 피를 얼려 자아 두상을 만든 마크 퀸, 시체 사진을 찍은 안드레 세라노, 자신의 똥을 깡통에 담아 전시한 피에로 만초니, 쇠고기로 옷을 지어 입은 야나 스테르박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의 작품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출퇴근길 도로에서 로드 킬 당한 동물 사체, 도시의 패악이 되어버린 길고양이들처럼 지저분해 보이지만 세상에는 한번쯤 진지하게 마주봐야 하는 불편한 것들이 많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에서 이야기되는 불편함을 유발하는 예술적 행위 대부분은 스캔들과 가십이 아니라, 우리 삶에 숨겨진 어떤 진실을 찾으려는 예술가들의 절실한 도전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우리가 낙인찍고 밀어냈던 불편한 미술의 얼굴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자.
지은이 | 이문정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형예술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컨템포러리 미술연구소 리포에틱’에서 현재 진행형의 한국 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와 중앙대학교의 겸임교수이고, 고려 대학교에도 출강 중이다.
CNB 저널의 칼럼 〈이문정의 요즘 미술 읽기〉, 〈이문정 평론가의 더 갤러리〉는 사람들이 미술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감상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쓰게 되었다. 서른 살 때부터 지금까지 미술에 담긴 삶과 죽음, 종교, 타자, 육체, 섹슈얼리티 등의 주제에 몰두해 있고 이를 글로 풀어내는 중이다. 요즘의 관심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미술가들의 작업이다.
'Books > art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일상의 시간에서 세상 밖으로 다시 나가기 , 백상 경제 연구원 (0) | 2019.01.30 |
---|---|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감성과 예술을 향한 사유의 시선, 하선규 (1963 ~ ) (0) | 2019.01.22 |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시오노 나나미 (Nanami Shiono, 1937 ~ ) (0) | 2019.01.02 |
관계의 미학 - 관계 모니터 (0) | 2015.07.26 |
관계의 미학 - 교환의 시공간 / 니꼴라 부리오 (0) | 2015.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