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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예술이다 , 김주원

louis... 2019. 2. 20. 09:56

 

 

 

 

 

 

 

제   목  :  침대는 예술이다.

저   자  :  김주원

번   역  :  

출판사  :  호밀밭

출판년도  :  2018. 12. 18

 가  격  :  13,000원

 

                                             

책소개 ㅣ

'침대'를 통해 바라 본, 오늘날 현대예술의 현주소

트레이시 에민, 프리다 칼로, 로버트 라우셰버그, 오노요코, 안토니 곰리,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까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25년 전 등장했던 한 파격적인 광고 문구다. 당시 지적인 이미지로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멋진 남자 탤런트가 TV 속에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뱉은 이 한 마디는 단순한 광고카피를 넘어, 우리가 익숙하게 바라보던 침대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일종의 예술적 환기 효과를 가져왔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일상은 대체로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에 갇혀있다. 그래서 무의식적이며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소비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와 물신주의적 이데올로기를 걷어내는 것은 인간성의 회복과 각 개인의 정체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많은 현대예술가들이 일상에 주목하고 그 속에서 우리 삶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단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매일매일 우리가 일상의 시작과 끝에서 마주하는 침대라는 오브제에 주목하고 이를 예술로 구체화시킨 여섯 명의 작가들을 다룸으로써 오늘날 현대예술의 현주소를 가늠한다. 침대는탄생과 죽음’,‘쾌락과 욕망과 같이 지극히 인간적인 삶을 뒷받침해주는 상징적인 오브제다.


  이 책은 현대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측면을 분석하고 이를 해체하기 위한 답을 일상에서 찾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침대를 통해 자신의 비참했던 삶과 흔적을 강조한 ‘트레이시 에민 Tracey Emin’ 을 필두로, 침대를 혁명적인 형식으로 재창조한 ‘로버트 라우센버그 Robert Rauschenberg’, 침대 위에서 거의 한평생을 보낸 ‘프리다 칼로 FridaKhalo’를 다루었다. 또 동양인으로서 1960~70년대 서양 미술의 최전선인 뉴욕에서 시대와 사회적 이슈를 리드했던 ‘오노 요코 ono Yoko’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루고 있으며 이어 그녀와는 반대로 서양인으로서 동양의 정신세계를 작품에 담았던 ‘안토니 곰리 Antony Gormley’의 작품 세계를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유색인, 동성애자로서 사회적 타자였던 자신의 사랑과 예술혼을 낭만적이고 서정적으로 펼친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Felix Gonzalez Torres’의 삶과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프리다 칼로부터 안토니 곰리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여섯 명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이 지시하는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는 우리의 인생에도 아름다운 변화의 실마리를 가져다주리라 기대한다.

  

지은이 ㅣ 김주원

홍익대 미술대학원 예술기획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트북 큐레이터이자 아트 컨설턴트로서 패션 브랜드 및 디자인 사무실에 아트 컨설팅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이자 미술 비평 블로그를 운영한다.

 

독서 노트

오늘날의 현대 미술은 난해하고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그 소재를 구하고 수용한다.

예술가들에게 우리의 일상은 흥미로운 감각적 약호들로 덧씌워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일상과 사물에서 창조적 예술 언어를 길어 올리고 성취하는 일은 매우 의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인의 잠재적 욕망을 대리하는 오브제는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상징적 의미와 가치를 가진다.

 

트레이시 에민은 여성의 성적 생활과 감수성, 그리고 여성 고유의 경험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하여 표현해 냈다. 그것은 자신을 포함한 여성 모두의 사적인 경험들이 시각화 언어화 가능한 공론의 영역임을 의미한다. 그녀가 작품에서 보여준 일상의 미감은 페미니즘을 넘어서 다문화주의와 예술적 다원주의에 근거한다. 그녀 그리고 그녀의 작품들은 현대 미술의 다양성을 대변하며 고정된 내러티브가 아닌 열려진 구조를 제시되는 현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함으로서 오늘날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편 오노 요코의 예술관은 레논 과의 결혼을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된다. 특히 196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은 공동 작업을 통해 두 사람의 개인적인 관점과 사상을 사회적인 메시지로 확대하였는데 그 전의 그녀의 작업들이 언어와 퍼포먼스라는 매체를 통한

정치적 의식과 물리적 체험의 도발적인 자세였다면 두 사람이 함께하는 세월 동안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에너지를 사회적 행동으로 확장시켰다

 

오늘날 상상력과 상징, 이미지, 영감 등의 본질적 예술 영역들은 이제 실재와 사회적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그 윤곽을 헤아릴 수 있다. 안토니 곰리의 작품은 ‘인간’의 의미를 구현하는 실존적인 가능성이며 탐구이다. 그는 연민과 희생 그리고 인내의 영혼을 수용하는 인간의 신체 조각을 통해 영원불멸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구현한다. 그리고 그가 생성한 윤곽들은 존재에 대한 끝없는 성찰을 통해 인간과 그 사회적 인과관계로 뻗어나간다.

 

한 감각이 마비되면 다른 감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전에는 무시했던 감각들이 새롭고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프리다 칼로에게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은 더 이상 컴컴하고 암울함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새롭게 주목하게 만드는 기회의 장이 된다. 그녀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온 창조의 씨앗은 화폭을 뚫고 나와 삶의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의 환희를 경험하는 발화점이 되었다. 고통과 절망의 맞은편에서 찬란하게 피어난 그녀의 열정과 육체적 의지는 새로운 생명의 길을 개척하며 그녀 작업의 특징이 된다.

 

동성애자이자 쿠바인 그리고 유색인종으로서의 소수적 다양성을 모두 갖춘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에게 그가 만든 작품들은 예술을 넘어서 개인의 삶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다. 그 자신의 일상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관람객들과의 관계를 시각화함으로써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는 예술적 행위를 매 순간 재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의 예술가는 단순히 시대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 삶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의미에서 솔직하고 위엄 가득한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예술은 빌보드에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임으로서 예술과 현실에 대한 거리를 보다 가깝게 하며 예술과 삶의 관계를 확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