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193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 무대의 한 장면에 우리를 초대한다.
한적한 도로, 주유소, 야간 식당, 사무실, 호텔 로비와 방 등과 같은 1830~40년대 미국의 전형적인 대도시의
일상적 공간을 배경으로 사무원, 실업가, 유한마담과 같은 군중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히 그의 작품
전체를 의도적으로 지배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서 '의도된 빛'은 그림 속 배경들 위에 길게 드리우고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해 있는 인물들을 밀어내며 단조롭고 적막한 상황을 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작품은 도시 공간 안에서 개인들의 이타적인 삶을 무심하게 보여준다. 작품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의 공간을
일순간 정지시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 사회의 단편적 성격을 선명하게 반영한다. 그 안에서 인간은
더욱더 무감각적인 냉소를 띈다. 결국 격동적인 변화와 불안한 시대적 상황이 일깨워준 인간 실존의 부재와
의구심은 일상 속 익숙한 장소들이 어느 순간 매우 낯설고 이질적인 공간으로 다가오는 초현실적 상상을 열어
주었다.
특히 빛은 사람이 아닌 공간을 향함으로써 인간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부재를 극적으로 강조하는 심리적 오브제
로서 작동하고 있으며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스스로 자신을 분리 시키는 현대인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이제 찰나의 공간을 목격하는 관람자는 덧없는 부재감속에서 공간과 서사, 부동과 정적이 중첩된 미묘한 이중적
심리를 경험하게 된다. 나아가 다중적 시점과 불친절한 문맥과 구성은 일상적 삶에 대해 관람객에게 상황적 해석을
촉구한다.
에드워드 호퍼가 그려내는 풍경은 단절되고 소외된 현대인의 심리를 부동적 침묵을 통해 대변하며 모호성과
다의성을 함축한 호퍼의 작품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소통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호소력 짙게 전달하고 있다.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 84.1 x 152.4 cm
Gas, 1940
Oil on canvas , 66.68 x 102.24 cm
Hotel-Window, 1955
Oil on canvas , 101.6 x 139.7 cm
Morning-Sun, 1952
Oil on canvas , 71.5 x 101.98 cm
People in the Sun, 1960
Oil on canvas , 102.6 x 153.4 cm
Sun in an Empty Room, 1963
Oil on canvas, 73 x 103.3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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